한강 | 채식주의자 줄거리 그리고 나만의 해석
채식주의자
한강
2007.10.30 창비 출판
맨부커상 수상
책을 많이 읽지 않는 사람도 아마 다 알 것 같은 노벨문학상 작가 한강.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채식주의자
노벨문학상은 이 작품이 아닌 다른 작품으로 받았는데, 이 작품도 많은 수상을 한 장편 소설이고 한강을 스타작가로 만들어준 주요작품 중 하나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책을 더 좋아..? 좋아한다기 보다… 제목이 더 마음에 들었다고 하면 좀 이상하려나…

사실 초판은 아니고 예전 표지의 책을 가지고 있었고 이 전에 읽은 적이 있었다.
나이가 어렸다는 핑계아닌 핑계로, 지금 생각해보니 이 책에 대한 이해를 10%정도 밖에 하지 못한 것 같기도하다.
줄거리정도 이해했었다.
채식주의자가 된 주인공 영혜의 이야기
지금도 사실 이 책의 모든 면을 100% 이해하지는 못한다. 아마 작가도 모든 것을 이해하기를 바라고 글을 쓴 것도 아닐 것이고..
지금 이 기록 또한 그저 지금의 내가 기억하는 채식주의자 독서감상문 정도이다. 의견이 다른 분은 그냥 웃으며 봐주기를 바란다.
줄거리
☑️ 1부 채식주의자
☑️ 2부 몽고반점
☑️ 3부 나무 불꽃
채식주의자 책은 시점의 변화에 대해 굉장히 흥미로운 책이다.
그렇다고 시점이 달라지는 소설이 없었던 것도 아닌데 내가 더욱 재밌게 느꼈던건 이어지는 듯 하면서 이어지지 않는 시점 변화였다.
1장을 읽고 2장을 읽는데 이게 지금 … 소설이 이어지는 건가?
아니면 조금 다른 단편소설을 이어붙인건가? 라는 생각을 했다. 문체와 내용은 비슷하나 무언가가 변해서 어?! 하는 느낌.
알고보니 채식주의자는
처음부터 각각의 단편소설로 쓰였었다고 한다. (물론 작가는 나중에 장편소설로 출판 할 예상을 했겠지만…)
☑️ 1부 - 1인칭시점으로 영혜의 남편이 화자.
☑️ 2부 - 3인칭시점 영혜의 형부가 화자가 된다. 전체적인 이야기 전개가 이루어지고 형부의 심리를 서술한다.
☑️ 3부 - 역시 3인칭시점 영혜의 언니가 화자. 이야기 전개와 영혜언니의 시점의 심리를 서술한다.
- 1장
모든 부분에서 무난한 영혜와 결혼한 남편의 시각이다크게 내세울 것도 없지만 큰 모남없는 것이 본인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어느날, 영혜의 채식주의자 선언에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된다.그저 에피소드이길 바랬던 영혜의 채식주의선언은 점점 진심이 되어갔고 결국 광년처럼 보여지는 집착으로 이어졌다.
꿈을 꿨다. 피비린내 나는 꿈을 꿨다라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런 저런 주변사람들과의 갈등 끝에 결국 영혜는 병원으로 실려가고 그의 결혼 생활은 막을 내린다.
그 갈등의 표현이 아주 자세하고 사실적이라 작가의 필력에 놀랄 뿐. 정말 한강 작가다운 표현력..(나의 표현력이 한계네)
- 2장
영혜의 몽고반점에 집착하는 되도안한(?)예술병 걸린 형부의 심리와 꼬여가는 상황이 주요내용이다.
아니, 누군가에게는 꼬여가겠지만 누군가에게는 풀려가는 상황일 수 있겠다. 미디어아트를 하는 예술에 대한 갈망이 있는 남자의 심리 묘사. 이야기 전개.
아마 이 부분을 불편해 하는 사람들 많았을 것 같다.
소설 속에 사는 그의 심리를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나, 글을 너무 잘 써서 형부라는 사람이 너무나도 도라이 같은 예술병 환자로 보여서… 식물, 나무, 꽃이 되고팠던 영혜에게 찬란한 꿈을 이뤄준 사람이라 하겠다.
물론 자신의 꿈 하나를 영혜덕에 이뤘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어디선가 또 다른 몽고반점을 찾아 꿈을 갈망하고 있을 것 같다…
- 3장
영혜를 어릴 때부터 봐왔던 영혜언니가 현재와 과거를 이야기한다.
정신병 걸린 동생 영혜와 예술병 혹은 또다른 정신병, 어쨌든 정상 같지는 않은 남편의 성교장면을 본 사람이다.
1장은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되고 영혜 남편의 심리가 그리 복잡하지 않아 쉽게 읽혀지고
2장은 다소 성적인 표현이 많아 조금 불쾌하긴해도 나름 속독이 가능하다.
3장은… 내 기준 속도가 나지 않았다. 죽음으로 가까워지는 영혜가 조금은 안타깝기도 하고 시간이 지나긴 했으나, 영혜언니가 이 모든 뒷수습을 하는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지금 이 상황이 현실임에도, 가정폭력을 당하던 어린시절… 그 속에서 영혜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죄책감을 아직 가지는 것이 맞나 싶기도 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 날의 일들이 조금은 이해가 되기도 한다는 영혜언니. 그 조금의 이해로 과거의 죄책감은 조금이나마 떨쳐냈는지도 궁금하다.
나만의 해석
소설은 그렇게 나무를 꽃을 식물이 되기를 갈망하며
끝이 나지만 나는 끝까지 알지 못한다.
영혜의 마음을…
어떤 생각으로, 어떤 마음으로 그 꿈의 끝엔 뭐가 있었는지…영혜가 주인공이지만 영혜가 화자인 경우는 없었다.
그저 주변인으로 바라본 영혜를, 말수가 적어 겨우 한 두마디하는 영혜를, 누군가 바라본 그 모습으로 영혜를 판단하고 읽어내려가야한다.
이 점이 어쩌면 소설이 더욱 매력적인 이유아닐까…
이 소설을 끝까지 읽는다는 것은 어느 정도는 영혜 마음을 이해하겠다라는 마음이 깔려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폭력으로 강압당했던 그 마음을 조금은 이해해보려고 하는 최소한의 식물성이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는 생각도 든다.
정말 이해한다는 말의 본질은 그냥 머리로 이해한다라는 말이 맞는 것 같기도하다. 이해는 하니까 영혜를,
소설 속 인물이 세상 어느 곳엔 존재하며 살고있겠지. 요즘은 영화보다 더 한, 소설보다 더 한 일들이 이따금씩 일어나는 세상에 살고 있으니까......
끝맺음
책을 덮으며 생각했던건… 아주 솔직하게
아니 그럼 이 책에서 가장 불쌍한 사람은 누구야? (불쌍한 것이 뭣이 중허나 하겠지만)
영혜? 영혜언니? … … 영혜남편?
누구나 자신의 짐을 짊어지고 산다. 꾸역꾸역 살다 결국 터져버린 영혜인가, 꾸역꾸역 살다 다시금 또 일어서는 영혜언니인가, 그 옆에 있던 누군가인가, 아님 아무렇지않게 남의 인생에 돌 던지는 사람인가.
내용도 내용이지만, 한강 작가님의 글 자체로도 매력적인 소설이다.
